그곳에서 대한민국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2차 청문회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 열렸다.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이하 세월호 참사) 이후 714일째 만이었다. 그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청문회장에서 밝혀진 대한민국은 거짓투성이었다.

“드러나지 않았던 세월호 참사의 여러 문제점 밝혀내겠다.” 이석태 위원장의 인사말로 청문회가 시작됐다. 그 말 그대로 청문회에서 밝혀진 문제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 한 마디에 생때같은 아이들이 명을 달리했다. 청해진 해운 강혜성 여객부 직원은 청해진 해운 양대홍 사무장이 “‘선사에서 대기하라는 지시가 왔다. 추가지시가 있을 때까지 구명조끼 입히고 기다려’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청해진 해운은 무리해서 증선을 하며, 안전성은 고려하지 않았다. “증선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해사 안전과장인 증인이 안 보면 대한민국에서 도대체 누가 봅니까?” 질문에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선박 안전관리의 책임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항만청, 해경, 한국선급의 여러 관계자들은 침묵을 지켰다. “모르겠다”, “내 담당이 아니다”라는 답변도 단골 멘트였다. 그 자리에 출석한 수많은 증인 중 책임자는 없었다.

청해진 해운은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선박의 균형을 잡는 평형수를 빼내고, 대신 적정량보다 더 많은 화물과 시민들을 실었다. “(화물)과적을 인식하지 못했다.” 청해진 해운 물류팀 과장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해운 물류팀 과장의 말은 이내 거짓으로 밝혀졌다. 세월호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오하마나호 선장은 “(물류팀에게)짐을 많이 실으라고 강요받았다”고 말했다. 뒤편 방청석에서 청문회를 지켜보던 유가족들의 한숨, 야유가 커져만 갔다. 청문회 문 밖에는 유가족들의 실신에 대비해 구급대원들이 들것를 들고 대기하고 있었다.

새로운 의문이 제기될 때마다 청문회장은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로 번쩍거렸다. 익숙한 지상파 방송사 카메라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날 밤 지상파 방송3사 뉴스를 아무리 보아도 특조위와 관련된 뉴스는 없었다.

세월호 참사는 청문회에서도 재현되고 있었다.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관계자들은 서로 책임을 회피하기에 바쁘다. 진실은 아직도 요원하다. 4월 16일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생중계로 바라보며, 문제들을 두 눈으로 목격했다. 우리는 모두 세월호 참사의 목격자다. 우리가 목격하고,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밝혀질 수 있다. 그래서 다시 세월호를 기억하며 서울시립대신문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보도하고자 한다.


김태현 기자 taehyeon119@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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