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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게임으로 돌아온 추억의 숨은그림찾기, ‘Hidden Folks’10일 간의 황금연휴, 정주행 최적의 타이밍! 기자들은 이렇게 놀았다!
서지원 기자  |  sjw_1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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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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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았다, ‘요 놈’!
추석이다! 정말 오랜만에 돌아와 반가운 고향집이지만 할 일이 없어 심심하다. 모처럼의 휴식인데 무얼 해야 할까? 앗, 주위를 둘러보다 컴퓨터가 눈에 띄었다. 언젠가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는 딱 두 가지 부류가 있는데, 하나는 게임을 ‘사서’ 안하고 다른 하나는 게임을 사(고나)서 ‘안’한단다. 기자는 후자였고 묵혀뒀던 게임들이 수두룩했다. 그중 재밌어 보이는 이름만 보고 덜컥 사버린, ‘Hidden Folks’라는 게임이 내 눈길을 끌었다. 추석의 목표를 정해버렸다.

Hidden Folks는 숨은그림찾기 게임이다.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는데 숨은그림찾기가 재밌냐고 물을지 모르겠지만, 재밌었다! 게임을 켜면 게임의 무대인 4개의 지역을 선택할 수 있다. 맨 처음 도전할 곳은 ‘숲’. 화면을 메우는 그림들은 다른 게임들과 달리 모두 손그림이다. 약간은 빼뚤빼뚤한 선들이 어릴 적 끄적였던 낙서를 떠올리게 했다. 그림에는 원숭이가 올라탄 나무 몇 그루와 움직이는 나비들이 있다. 여기에 4개의 그림들이 숨어있다고 한다.

웬 도마뱀 한 마리가 혀를 돌돌 말고 있다. 호기심에 혀를 눌러보니 ‘퉷’하며 혀를 내민다. 그런데 도마뱀의 소리라기에는 뭔가 이상했다. 그랬다. Hidden Folks에서 들어볼 수 있는 모든 효과음은 사람의 육성을 녹음한 것이란다. 배경으로 나오는 ‘끽끽’하는 원숭이 소리마저……. 진정한 ‘수제’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둘러봤다. 정성이 담긴 게임은 정성스레 해야한다는 생각에 방문이 닫혀있는지 확인하고 슬며시 소리를 따라내봤다.

화면 아래에는 큰 그림 속에서 찾아야 할 ‘숨은 그림’의 목록이 있다. 재밌는 건 각 그림마다 각자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탐험가 갈란드는 이 파충류의 혀에 매료됐습니다.’ 첫 번째로 찾아볼 그림의 설명이다. 파충류의 혀. 혹시 아까 봤던 도마뱀 얘기가 아닐까? 도마뱀의 혀를 따라가보니 아니나 다를까. 첫 번째 숨은 그림을 찾는 순간이었다. 한 사람이 돋보기를 들고 나무 뒤에 반쯤 숨어있었다. 그를 눌러보니 동그란 원이 쳐진다. 혹시 여기저기를 마구 클릭 하다보면 괜히 얻어걸려 다른 그림들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럴 수 있더라도 잘못된 곳을 클릭하면 불이익이 있진 않을까. 휴, 다행히도 잘못된 곳을 클릭해도 먼지만 나풀거릴 뿐 아무 불이익이 없었다.

   
▲ 빼곡하게 차 있는, 즐거워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기자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져갔다.
드디어 마지막 숨은 그림인 바나나 한 개만 남았다. ‘잘 익은 바나나는 너무 높이 있어서 닿지를 않아요’. 하지만 그림을 아무리 둘러봐도 나무 위에 놓인 바나나 한 ‘송이’만 있을 뿐이었다. 아하! 바나나 송이를 계속해서 눌러보니 흔들거리다가 이내 바나나 한 개가 뚝 떨어진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니 아까 찾았던 ‘탐험가 갈란드’가 수풀 사이를 느릿느릿 걸어가고 있다. 어째 이번에는 숨은 그림들의 목록이 없다. 탐험가가 길을 따라 걷더니 길을 가로막고 있는 수풀더미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다. ‘뭐지?’ 하면서 수풀을 눌러보니 ‘촤륵’ 하면서 수풀이 치워진다. 이번에도 역시 ‘수풀 소리’는 사람의 육성이었다. 길이 정리되니 탐험가가 계속해서 걸음을 옮긴다. 탐험가를 눈으로 쫓아가며 장애물을 계속해서 치워줬다. 이렇게 ‘숨은그림찾기’ 도중에는 잠시 쉬어가는, 그러면서도 ‘다음 단계에는 뭐가 나오길래 이렇게 쉬는 코너를 만들어 놨을까?’라며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단계들이 있었다.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점점 난이도가 만만치 않다. 이제 수십 개의 숨은 그림들이 모니터 화면 40개를 이어붙인 것보다 넓은 큰 그림 속에 숨어있다. 숨은 그림과 꼭 닮은 ‘함정’들이 도처에 산재하고 숨은 그림들은 이리저리 움직이기까지 하며 이 게임을 술래잡기로 바꿔버린다. 믿을 것은 숨은 그림의 설명인 ‘숨겨진 이야기들’. 자신이 해야할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판다를 찾기 위해 대나무 숲을 뒤지고, 강의를 정말 못하는 교수를 찾기 위해 먼저 졸고 있는 학생 무리를 찾아보기도 했다. 이렇듯 숨은 그림을 찾으려면 설명을 나름대로 해석해서 추리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림들이 말해주는 ‘숨겨진’ 이야기들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보면 어느새 그들을 ‘드러낼’ 수 있었다.

단계를 거듭할수록 교묘하게 숨어있는 그림들. 그 덕에 게임을 하면서 먹으려고 갖다 둔 송편을 몇 번씩이나 모니터 화면에 집어던지고 싶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 장까지 왔다. 아쉽게도 끝내 두 개의 그림을 찾지 못했다. 그림을 모두 찾지 못해도 엔딩을 볼 수는 있었지만 찝찝했다. 개발자가 곧 신규 업데이트를 내놓는다고 하니 설날 연휴만을 기다려야겠다.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길, 버스를 탔다. 마찬가지로 다양한 사람들로 버스가 가득 찼다. 짐을 가득 들고 있는 사람, 음악을 듣는 사람……. 문득 지난 추석에 했던 Hidden Folks가 떠올랐다. 저들도 모두 숨은 이야기를 가지면서 무언가를 말하고 있을까? 아마 저 네모난 짐에는 ‘추석 선물세트가 노란 보자기에 싸여 쉬고 있어요’라는 설명이 있을지도, 버스의 핸들은 ‘핸들은 너무 어지러워서 이제 그만 쉬고 싶어요’라고 말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평소에는 하지 못했던 재밌는 상상이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숨은 이야기들을 찾을 수 있게 되길 바라며 웃음을 지었다.


서지원 기자 sjw_1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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