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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부러움, 無=무시’ 남자들의 위험한 공식대학생 성의식 레드라이트
송동한 기자  |  sdh132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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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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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대학생 A(22)씨는 친구들과의 모임에 참석했다. A씨와 친구들 사이에서 성관계는 단연 흥미 있는 화제다.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가 자리에 앉자 A씨의 친구들은 여자친구와 교제하고 있는 A씨에게 “했어?”라고 묻는다. 여자친구와의 성관계 여부를 묻는 것이다. A씨는 “내 자취방에 칫솔이 두 개야. 나머지는 알아서 생각해”라고 말한다. 이에 웃음이 터지고 “이야” 등의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모임에 참석하지 않은 B(22)씨의 이야기가 나온다. B씨는 여자친구와 1년 넘게 교제하고 있지만 아직 성관계를 가지지 못했다. B씨의 이야기를 두고서 “아직도 안했어?”, “평생 하긴 하는 거야?”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와 같이 일부 남성들의 일상 속 대화에는 성경험이 많은 것에 대한 부러움과 성경험이 적은 것에 대한 무시가 깔려있다.

   
 

남 과반수 ‘부러움 이해, 무시 이해불가’ 여 과반수 ‘부러움도, 무시도 이해불가’

<서울시립대신문>은 우리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성경험이 많은 남성을 부러워하는 인식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남성의 58%, 여성의 71%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이러한 인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남성의 62%가, 여성은 27%가 ‘이해할 수 있다’고 답해 남녀 간이 큰 차이를 보였다.

‘성경험이 없거나 적은 남성을 무시하는 인식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남성의 74%가 ‘그렇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여성은 44%가 ‘그렇다’고 답해 이 역시 마찬가지로 남녀 간이 큰 차이를 보였다. ‘성경험이 없거나 적은 남성을 무시하는 인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남성의 60%가 ‘이해할 수 없다’고 답했고, 여성은 74%가 ‘이해할 수 없다’고 답했다.


남 “안타깝다” vs “본능, 정신 미성숙 때문” 여 “예의가 아냐, 원래 그렇지 뭐”

성경험의 유무에 따라 다른 남성을 부러워하거나 무시하는 인식에 대한 남성들의 태도는 나뉘었다. 일부 남성들은 ‘그런 인식이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른 남성들은 ‘본능의 문제다’, ‘철이 없어 그렇다’ 등의 이유를 들며 성경험의 유무에 따라 다른 남성을 부러워하거나 무시하는 인식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혁(성균관대 3)씨는 “많은 이성과 사귀는 것이 남자의 능력이라고 여겨지는 사회통념상 성경험이 많다고 부러워하고, 없다고 무시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C(서강대 3)씨는 “남자라면 본능적으로 성관계를 가지고 싶어한다. 나는 못하는데 다른 사람은 하면 부러운 것이 당연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여자친구와 1년 넘게 사귀고 있는 D(고려대 3)씨는 “철이 없을 때는 성경험이 큰 자랑거리가 된다”며 남성들의 성인식에 대해 이해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들은 “예의가 아니다”, “원래 그렇지 않나” 등의 이유로 성경험의 유무에 따라 다른 남성을 부러워하거나 무시하는 인식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현주(영어영문 13)씨는 “성경험이 없다고 무시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며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밝혔다. 한편 E(연세대 3)씨는 “남자들은 원래 서로 부러워하고 무시하지 않냐”며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설문결과에 대해 서울대 여성연구소 강석주 연구원은 “여성에 비해 더 많은 비율의 남성이 ‘성경험의 유무에 따라 부러워하거나 무시하는 인식’을 이해한다고 답한 것은, 남성들이 여성들에 비해 일상에서 이러한 인식에 더 많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이것은 많은 성경험이 남성들 사이의 파워게임에서 하나의 과시요소가 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위험한 남자의 공식, 성매매 불러올 수도

이러한 인식은 남성들이 성매매를 하도록 자극할 우려가 있다. 현재 군복무중인 우리대학 학생 F씨는 성경험이 없다. 그는 “군대 동기들이 게이가 아니냐며 놀리기도 한다. 성경험이 없는 게 서러울 때가 있다. 전에는 이런 생각이 없었는데 군대를 가고 나서 심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혼자 가기가 무서워서 그렇지 같이 갈 사람만 있다면 성매매 업소에 가서 성경험을 가지고 싶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강석주 연구원은 이러한 인식이 불러올 수 있는 성구매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많은 성경험으로 남성들 사이에서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것은, 남성들 사이의 권력다툼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의미이다. 우위를 점하려 하다 보면 남성들은 가장 손쉽게 성경험을 갖는 방법인 성구매를 떠올리게 된다”며 “성매매를 접한 남성은 여성을 성관계의 도구로 구매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와 같은 경험은 남성이 여성과 일상적인 사회관계를 맺는 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성매매를 하는 남성들이 많아지면 그 집단의 문화와 관습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강석주 연구원은 “사회적 의견 공유가 잘못된 성인식 개선의 첫걸음이다. 성경험이 많다고 부러워하거나, 없다고 무시하는 인식에 대해 남녀가 솔직히 얘기해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솔직히 얘기하려는 시도 자체가 의미가 있다. 남성들이 이러한 시도를 하면서 자신들의 인식에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게 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글_ 송동한 기자 sdh1324@uos.ac.kr
그림_ 박승아 nulza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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