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대학의 자유전공학부(이하 자전)는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서울시립대신문에서는 우리대학 자전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타 대학 자전의 사례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과연 타 대학의 자전은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그들로부터 배울만한 점에는 무엇이 있을까.


자유전공만의 특별한 ‘무언가’ 졸업까지 ‘자전인’으로 남게 해

현재 우리대학의 자전 학생회는 대표성의 문제를 겪고 있다. 앞서 서술했듯 2학년이 되면 학적이 완전 바뀌어버리는 특성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자전의 교과과정을 개편함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 학교 측이 나서서 자전만이 가지는 ‘무언가’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경희대 자전의 경우 특이하게 학부 내에도 ‘글로벌 리더전공’과 ‘글로벌 비즈니스전공’이라는, 학과와 유사한 형태의 전공이 존재한다. 물론 타과로의 진학도 가능하다. 자전 안에 학과 형태의 전공이 존재하다보니 일부 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자전의 학생’으로 남아있을 수 있고, 자연스레 자전 학생회도 그 대표성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

고려대는 이와는 좀 다르다. 고려대 자전의 경우 2학년 진학 대상인 학생들은 타과로 편입된다. 하지만 고려대 자전 소속 학생들은 ‘공공거버넌스와 리더십 융합전공’이라는 과정을 제2전공으로서 이수해야 한다. 쉽게 말해, 자전 출신 학생들은 타과로 진학한 후에도 ‘공공거버넌스와 리더십 융합전공’ 과 관련된 강의를 들어야 하는 것이다. 때문에 학적이 완전히 옮겨가는 우리대학과는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2학년이 되어 경제학과로 진학한 학생이 있다면 우리대학의 경우 ‘정경대학 경제학과’의 학생이 되지만, 고려대의 경우 ‘자유전공학부 경제학과’의 학생이 된다.

고려대의 ‘공공거버넌스와 리더십 융합전공’은 과거 고려대 법과대학의 노하우와 커리큘럼을 전수받은 과정으로 소개되고 있다. 우리대학 또한 자전 내에 우리대학이 강점을 가지는 분야에 대한 교과과정을 설치함으로써 자전 학생회의 대표성과 정체성을 다지는 한편, 우리대학이 원하는 인재를 키워내는 환경을 구축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단과대’ 인정되는 곳 존재하기도

일부 학교는 자전과 같은 특수 학과·학부에 단과대의 지위를 부여한다. 서울대 자전의 경우 현재 단과대로 인정받고 있다. 서울대학교 학칙 3장에 따르면, ‘대학’에는 학과·학부를 두는데, 자유전공학부는 학부지만 대학에 준하는 단위로 운영한다고 명시돼 있다.

한국외대의 LD(Language&Diplomacy)학부 또한 마찬가지다. 이곳은 자전이 사라지고 14년도에 새로 생겨난 학부지만 기존의 자전처럼 어느 단과대에도 속해있지 않은 독립적인 위치에 있다. 하지만 외대에서는 LD학부를 ‘독립학부’로 간주해 단과대로서 가지는 권리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학칙상으로도 영어대학, 서양어대학 등 타 단과대학과 함께 LD학부를 둔다고 밝혀져 있다.

한편 우리대학 학칙에서는 ‘자유전공학부’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 자연스레 자유전공의 지위에 대해서 논쟁이 생길 여지가 있는 것이다. 학교측은 자유전공의 지위를 명확히 밝혀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학생사회 또한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자전의 지위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     

김준태 기자 ehsjfems@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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