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개최된 경영대 임시총회에 참가한 경영대 학생회 김선아 회장
    (본 사진은 경영대 학생회의 요청으로 모자이크 됐음을 알려드립니다.)
경영대 6대 학생회 ‘유앤아이(이하 경영대 학생회)’의 학생회비 횡령과 통장사본 조작 등의 부정이 지난 2일 개최된 경영대 임시총회(이하 임시총회)에서 밝혀졌다. 이번 임시총회는 지난달 22일 열린 가을정기개강총회(이하 개강총회)에서 경영대 학생회가 학생회비를 제대로 운영하고 있지 않다는 논란이 불거져 개최됐다.


31차례 공금 횡령, “좋게좋게 가자”

백진영 재무회계부장은 지난 6월 22일부터 8월 27일까지 개인 용도로 학생회비를 사용했음을 시인했다. 31차례에 걸쳐 총 60만 3990원의 학생회비를 횡령했다는 것이다. 이후 백 부장은 지난달 9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개인 목적으로 사용한 학생회비를 학생회비 통장에 입금했다. 백 부장은 “처음에는 개인카드와 혼동해 학생회비를 사용했으나 이후 개인사정에 의해 공금을 사용하게 됐다”며 “쓴 금액만큼을 채워놓으려 했으나 개인사정의 해결이 미뤄져 개강총회를 준비하며 급하게 금액을 채우게 됐다”고 밝혔다.

경영대 학생회 김선아 회장이 학생회비 횡령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A씨를 회유하려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백 부장의 횡령을 지난 16일 알게된 김 회장은 같은 날 A씨에게 전화를 걸어 “공개하면 A씨의 친구가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처음에는 회유 사실을 부정했지만 A씨와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자 “잘못을 덮으려 했던 사실에 대해서도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통장 사본 조작까지

김 회장은 통장 사본을 포토샵으로 조작한 것 역시 시인했다. 김 회장은 3월 26일자로 입금된 ‘학생회 유니폼비’ 항목을 ‘인터학생회엘티비’로 조작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후불금으로 지급했던 총 MT 숙소비 45만원과 학생회 유니폼비 45만원의 액수가 같아 통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를 혼동했다”며 “개인 계좌로 걷었던 학생회 리더십 트레이닝(LT) 비용을 당연히 학생회비 계좌로 입금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학생회비 통장을 보니 입금된 내역이 없었고, 이와 비슷한 금액이 유니폼비라고 되어있어 이를 수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회장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전했다. 추후 이어진 질의응답 과정에서 통장 사본 조작이 사문서 위조에 해당하는 범죄 행위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이 조작한 항목인 ‘학생회 유니폼비’도 과학생회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내역임이 밝혀졌다. 학생회 유니폼은 학생회에서 체육대회를 준비하며 사적으로 맞춘 옷이다. 경영대 학생회 박우영 부회장은 3월 25일 학생회비로 유니폼비를 업체에 먼저 결제했고 다음날 학생회 부원들로부터 유니폼비를 걷어 학생회비를 충당했다고 밝혔다. 조은혜 전략기획부장은 공금인 학생회비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며 “결국 이 또한 유용이라 할 수 있다”고 시인했다.


야구잠바 차액 환불은 없었다

경영대 학생회에서 진행했던 야구잠바(이하 야잠) 사업에 대해서도 부정행위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경영대 학생회는 지난 3월 학생회비를 낸 학생들에게 3만 2천원, 학생회비를 내지 않은 학생들에게 4만 2천원을 걷어 야잠을 구매했다. 구매 과정에서 업체측은 야잠 비용을 각 3천원씩 할인해 줬지만 경영대 학생회는 이 차액을 학생들에게 환불하지 않았다. 박우영 부회장은 임시총회에서 이에 대해 사과를 전하고 5일부터 학생들에게 차액 3천원을 다시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학생회 총사퇴… 사태 수습방안 無

경영대 학생회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자 지난 7일 2차 임시총회를 열었다. 임시총회에서 김 회장과 박 부회장은 자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어 야잠 사업에서 얻은 수익금을 반환없이 학생회비로 편성한 것에 대해 경영대 학생회 14학번 집행부에게도 방조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경영대 학생회도 이를 인정해 14학번 집행부 역시 사퇴했다.

경영대 학생회는 추후 문제 수습을 15학번 집행부에게 맡기겠다는 대안을 내놨지만 재신임 찬반투표에서 찬성 84표, 반대 98표, 기권 5표로 재신임 안이 부결됐다. 이에 15학번 집행부도 사퇴해 결국 학생회 집행부이 전부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경영대 학생회가 재신임시 이행하겠다던 학회 · 소모임 지원금 규정 신설 등의 대안 또한 무산됐다.

학생회가 모두 공석이 되자 이후 경영대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가 이후 사태 수습에 나서야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운영위 송뿌리(경영 14) 위원은 “운영위에서 대표를 선출해 회장단의 임무를 대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 운영위 임원 전체가 학회 · 소모임 회장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학생 전체를 대표하는 대표성이나 공정성을 띌 수 없을 것”이라며 “우선 학생회 회장단을 선출하는 것이 시급하다. 운영위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회장단이 선출될 수 있도록 돕겠다. 추후 선거 진행 방식과 선거위원단 구성에 대해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했다.

신호인 대의원회의장은 “이 사태에 대해 분명한 책임이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이를 방조한 사람에게도 책임을 묻겠다”며 “대의원회 내에서 자체적 징계를 내린 후 대의원회 의결을 거쳐 부정 · 비리를 처벌하는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과 관계자도 “대의원회에서 상정한 안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징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글_ 박소은 기자 thdms0108@uos.ac.kr
사진_ 전재영 수습기자 jujaya92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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