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끝나지 않을 이야기, 라디오

수십 가지 반찬이 상에 올라오지만, 밑반찬부터 주찬까지 모두 각각의 풍미가 있는 남도 상차림. 라디오는 남도 상차림과 비슷하다. 라디오 프로그램이 정규 프로그램 및 그 이외의 요소들이 각자의 풍미를 지니고 빈 틈 없이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라디오는 재미와 감동을 준다. 라디오의 매력을 지금부터 알아보자.


방송 포맷들의 오케스트라, 라디오

라디오는 다양한 포맷을 통해 재미를 준다. 여기서의 포맷은 라디오 프로그램의 형식을 의미한다. 라디오 프로그램들은 주로 DJ 프로그램, 청취자 참여 프로그램, 토크 프로그램 등의 포맷을 가진다. DJ 프로그램은 DJ가 음악을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DJ란 Disk Jockey(디스크 자키)의 줄임말로, 방송기기를 조작해 전문적으로 방송을 들려주는 진행자를 의미한다. 청취자 참여 프로그램은 청취자의 편지, 전화, 문자 등을 활용해 진행하는 방송이다.

요즘의 라디오는 다양한 포맷을 적절히 섞어 청취자들의 흥미를 돋운다. 음악 프로그램인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를 애청했다는 이승한(20)씨는 이 프로그램이 다양한 포맷을 활용해 재미를 준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DJ 프로그램이지만 여러 코너를 통해 청취자의 사연을 받는 점에서 청취자 참여 프로그램 포맷도 활용했다. 이승한 씨는 “이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DJ가 틀어주는 음악도 매력적이지만 프로그램 속 다양한 코너가 인상적이에요. 특히 프로그램 속 ‘귀욤열매 드세요’라는 코너가 기억에 남네요. 이 코너는 DJ인 유인나 씨가 아이들의 사연을 받아 이를 1인 다역을 해가며 읽어주는 코너예요”라며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의 매력을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DJ 프로그램이지만 여러 코너를 통해 청취자의 사연을 받는 점에서 청취자 참여 프로그램 포맷도 활용했다.

시사 프로그램 역시 다양한 포맷을 활용해 청취자들을 만족시킨다. 최주영 씨는 “<손석희의 시선집중>이라는 라디오를 주로 들었어요. 이 프로그램 속 ‘삶의 소리’라는 코너가 있는데,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현장의 소리를 60초 간 들려주는 코너예요. 이 코너를 통해 노동자들의 쟁의 현장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죠”라고 말했다. 이는 현장의 소리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라디오 다큐멘터리 포맷과 유사한 점이 있다.


귀에, 입에 맴도는 광고와 로고송

정규 프로그램 외에, 라디오의 광고와 로고송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요소다. 라디오 청취자들은 입을 모아 라디오 광고가 ‘귀에 꽂히는’ 매력이 있다고 말한다. 김성균(22)씨는 “‘앞뒤가 똑같은 전화번호’라는 반복되는 광고 카피를 내건 대리운전 광고가 기억에 남네요”라며 라디오 광고의 매력을 설명했다. 라디오 광고를 제작하는 업체인 BR Campaign의 김시진 대리는 “라디오 광고의 매력은 계속 반복돼 어느 순간 귀에 익고, 입으로 흥얼거리게 되는 데 있어요. 라디오 광고가 다른 매체의 광고보다 훨씬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는 것도 라디오 광고의 매력 중 하나죠”라고 말했다.

라디오 로고송 역시 다양한 매력으로 청취자의 귀를 즐겁게 해준다. 로고송은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 그밖에 행사에서 첫머리에 짧은 시간 연주되는 상징적인 음악을 의미한다. 김성균 씨는 “기억에 남는 로고송을 대라고 하면 무조건 <두시탈출 컬투쇼>라는 프로그램의 로고송을 대고는 해요. 남자 DJ들이 어린 여자아이 목소리, 할머니 목소리를 이용해 로고송을 맛깔나게 불러줬어요. 대체적으로 다른 라디오의 로고송들은 잔잔한데 반해 이 로고송은 웃기기까지 해서 끝까지 듣고싶게 돼요”라며 로고송의 매력을 설명했다. 최주영 씨는 “DJ와 친한 가수가 라디오의 로고송을 불러주는 경우가 많아요. 프로그램의 로고송을 살펴보다 보면 DJ의 인간관계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죠”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라디오는 이렇게 정규 프로그램으로나 그 이외의 요소들로나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 비는 시간을 잠시 아껴 남도 상차림을 한 번 받아보면 어떨까.


송동한 기자 sdh132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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