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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재의 첫 회에서 나는, 서로 다른 두 종류의 가족영화 속에 서로 다른 영화적 판타지가 등장한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자면, ‘대안 가족 영화’ 속에는 ‘판타지 장면’이 등장하지만, ‘아버지 영화’ 속에는 ‘판타지 장면’이 등장하지 않는다. 전자의 영화가 ‘영화 속의 판타지’를 보여준다면, 후자의 영화는 ‘판타지로서의 영화’를 보여준다. 물론
문화
서울시립대신문
2008.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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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호흡의 글 보다 한 장의 그림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 잘 나타날 때가 있다. 사회의 복잡한 양상을 몇 컷에 담아내는 시사만화는 더욱 그렇다. 개개인의 삶이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 하나하나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우리나라에서, 만평은 짧고도 강렬한 메시지를 주는 하나의 도구이다. 시사만화는 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활자 대신 선으로 표현하는 해학적인
문화
조한빛 기자
2008.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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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피아노에서 꽃이 핀다고 믿는다그것은 나의 비운이래도 좋고 너의 불멸이 아니라도 좋다 피아노가 된 나무가 오래전 꽃이 피었던 자리를 생각하는 밤피아노는 나무와 헤어진다 여기는 인연을 매혹시킨 이별의 관성이다― 김경주, 『피아노가 된 나무』 중에서이별의 관성이라니 참으로 가혹한 언어이다. 사랑하기에도 짧은 생이거늘. 그러나 우리를 매혹시키는 것은 그 가혹한
문화
박성필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2008.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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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에 태연하게(또는 도발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자를 ‘백치’라고 한다면, 다수적인 척도를 내면화하지 않고 끊임없이 그 외부를 향해 비껴나가는 것을 ‘시뮬라크르’라고 한다면, 새로운 가족 영화에 등장하는 ‘엉뚱한 소녀들’이 바로 그런 존재들일 것이다. 의 막내 딸 용선 또한 그런 소녀 중 하나이다.에서 ‘동물의 세계’를 통
문화
서울시립대신문
2008.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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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거형태는 아파트이다. 위성사진으로 보면 성냥갑만한 아파트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파트가 처음 건축되던 시기에 어떻게 아파트에 살겠냐던 사람들은 지금은 아파트 입주를 위해 청약에 열을 올리고 있다.유럽을 돌아보면서 놀란 것은 우리나라에서 어딜가나 흔히 볼 수 있는 아파트와 비슷한 높은 건축물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문화
임주혁 기자
2008.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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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도도한 자태로 서 있다. 옆에서는 나비가 날아다니고, 그 건너편에는 수수한 차림의 여자가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서점가에 놓여 있는 책 표지들의 풍경이다. 어느 순간부터 책의 표지는 단순히 제목을 보여주는 이름표가 아니라, 수많은 책들 중에서 자신을 어필하는 얼굴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사람들도 단순히 내용만 좋은 책보다 표지와 디자인
문화
조한빛 기자
2008.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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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와 즐거움은 인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웃음 없는 삶은 불행하고, 즐거움이 없는 일은 짐만 될 뿐이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만난 사람들은 대체로 유머 있고, 인생을 즐기기 위해 일을 하는 편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회사에 목을 매는 것에 비해 그들은 매우 편해 보였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는 반면, 유럽인들은 휴식을
문화
임주혁 기자
2008.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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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켜진 모니터존재는 없고빈 폴더만 생성하는 무심한 오후어느 사이 검은 새들이 모니터를 뒤덮는다자판 위의 잡새들이 날아가모니터에 제대로 박히지도 못하고유성(流星)처럼 꾹꾹 운다내 손가락 끝에서온갖 헛새가 날아오른다 - 이사라, 『헛새들』중에서조롱이, 어치, 가마우지, 아비……. 혹시 다소 생소한 이 이름들을 들어본 적 있는가. 이는 본래 조류의 이름들인데,
문화
서울시립대신문
2008.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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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관계의 윤리’에 대한 질문의 새로운 변주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은 어떤 한 가족의 탄생기라기보다는, 세 가족들(또는 커플들)의 탄생기이다. 그 커플들은 하나같이 정상적인 가부장적 가족제도에서 밖으로 밀려난 자들 사이에서 형성된다. 무엇보다도 그들에게는 제대로 된 아버지 또는 남편이 없다. 경계 밖으로 수동적으로 밀려난 이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관계를
문화
서울시립대신문
2008.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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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공연을 보았던 사람들은 ‘이 노래가 이렇게 연주될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한 번쯤 한다. 음악이 예술과 대중의 경계에서 갈팡질팡하는 상황에서 “음악에서 중요한 것은 장르가 아니라 음악이 갖고 있는 본질”이라고 말하는 음악가 윤효간씨. 국립극장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는 그를 만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고급’이란 자신만의 가치 음악에 대
문화
조한빛 수습기자
2008.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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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와 산업혁명 이후 쌓인 부는 유럽을 살찌웠고 사람들의 정신은 풍요롭게 했다.이번 여름, 유럽 여행 가운데 필자가 살펴본 유럽을 4가지 단편으로 나누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언젠가부터 우리나라에서 퀴어 문화라는 것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퀴어 영화, 퀴어 드라마, 퀴어 연예인이 커밍아웃을 하는 연예 프로그램 등 음지에서만 살아가던 그들이 사회의 양지로
문화
임주혁 기자
2008.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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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어둠만을 응시하는 저 눈먼 새들이 일제히 달을 바라보는 이런 밤에는 달에도 이렇게 검은 꽃잎들이 하나 둘 쌓이고 있을까 이 가련한 달이 흘린 촛농들 좀 봐 차갑게 녹아 흐르던, 검은 꽃잎들이 파도치는 달의 바다. 내가 흘린 어둠이 달로 스며들어 떠오르네 잠시 다녀간 시선이었지만, 오래 지워지지 않았지 그러니 이제 네가 도와줘, 훔쳐갔던 나를 다시 돌
문화
서울시립대신문
2008.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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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영화’의 등장이 일시적이고 폭발적인 양상을 보여주었다면, 새로운 가족 윤리를 모색하는 영화들은 조용하지만 지속적인 하나의 저류(低流)를 형성하고 있다. 과 가 가부장적 권위에 대한 통렬한 풍자였다면, 뒤를 잇는 세 편의 영화(, , )는 그 권위의 빈자리를 채울 새로운 ‘관계의 윤리’에 대한 모색이다. 일단, 이 영화들을 ‘대안가족영화’라 부르도록
문화
서울시립대신문
2008.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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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무슨 역할을 맡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전체적인 하모니가 잘 이뤄져야 그 연극이 빛나는 거야.” 장애인 극단 ‘휠’이 다음 달 선보일 연극의 대사 중 한 구절이다. 이 대사와 마찬가지로 사회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역할을 구분하는 것보다 전체적인 하모니가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 장애인 극단은 장애인의 문화 영역이 넓어지는 것을 주도하고 있다. 다음달
문화
김은정 기자
2008.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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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1980년대 호황기에 기술 투자에 쓰여야 할 자금들이 주식과 부동산에 몰렸고 거품이 스러져가자 부동산·주식 부자들은 몰락하기 시작했다. 토지자산액 통계를 보면 부동산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 1990년부터 3년 동안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한화로 약 5천3백조 가량의 자산이 증발해버렸다. 불황은 끝이 없어 보였다. 개혁해야 했다.
문화
김은정 기자
2008.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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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발작 잦던 그해 겨울 혼자 몰래 응급실에서 주사 다 맞으면 아침빛이 환하게 길을 내는 것이었는데그 길 따라 휘청휘청 현관문 열고 들어서면어머니가 거실에 모로 누워 있는 거였습니다 목욕탕 갔다 왔는디 왜 울고 그라능겨 채 마르지 않은 머릿결은 어떤 힘으로 말라가는지 어머니 등짝에 단단하게 뭉친 울분 꾹꾹 누르는데천길만길 아들놈 신경줄을 따라다닌 어머니
문화
서울시립대신문
2008.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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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거의 동시에 개봉된 세 편의 영화(, , )는 ‘돌아오는 아버지 3부작’이라 일컬어도 좋을 만큼, 어떤 이유로든 가족을 버렸거나 갖지 못했던 아버지들의 ‘귀가(歸家)’를 그리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그들의 귀가가 하나같이 ‘연극의 형식’을 빌려서 이루어진다는 것, 그리고 그 ‘연극성’이 하나같이 마지막에 ‘반전의 형식’
문화
서울시립대신문
2008.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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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을 관람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지나가다 흘깃 보는 법, 자세히 살펴보는 법, 해설을 들으며 관람하는 법 등. 우리대학 박물관 권순철 학예연구사는 이 가운데 해설을 들으며 관람하는 것을 으뜸으로 꼽는다. 학업과 직업을 가진 학생, 시민들이 저마다의 역사가 담긴 문화유산이 가지는 의미를 포착해내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대학 박물관은 10
문화
김은정 기자
2008.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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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신문은 1964년 창간됐다. 교토대학신문은 이보다 39년 앞선 1925년에 창간돼 매년 총 18회, 매월 2회, 1일과 16일에 정기적으로 발행한다. 교토대학신문의 편집장 다카하시 토시히로(문학부 4학년)씨는 “발행일은 호외를 제외하고는 어긴 일이 없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1만 3천부를 발행하는 교토대학신문은 학내에 2천부를 무료로 배포하고 나머
문화
김은정 기자
2008.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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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고부라져 있던 몸인지 모르겠다.골목을 돌아나오다덜컥 누군가를 만난 것 같이목하 내 얼굴을 턱 아래까지 쓸어내리는이 큰 손바닥나는 나에게 너는 너에게서로서로 차마 무슨 일을 했던가시절 없이점점 물렁물렁해져오늘은 더 두서가 없다더 좋은 내일이 있다는 말은 못하겠다 ― 문태준, 『눈물에 대하여』쫛쫛씨에게. 시 한 편을 마주하고,
문화
서울시립대신문
2008.09.1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