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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장르든 ‘인생작’이 있다는 건 행운임을 느끼는 요즘이다. 기자는 인생작으로 여기는 콘텐츠가 적은 편인데, 책 부분에서는 김초엽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최후의 라이오니』를 인생작으로 내세울 수 있다. 김 작가의 대표작인 단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인류의 거주 범위가 지구에서 전 은하로 넓어진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은하에서 은하로, 행성에서 행성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빛의 속도만큼 빠른 이동수단을 타야 한다. 다만 우주에서도 현재와 동일하게 적용되는 경제적이고 현실
베리타스
정시연 기자
2022.11.0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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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지난해부터 매주 국공립 센터에 방문해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대학생 튜터링에 참여 중이다. 일대일 교과목 멘토링뿐만 아니라 센터에서 진행하는 단체활동 보조 지도도 함께하고 있다. 초등학생들과 교류하면서 가장 놀랐던 점은 그들이 실제 나이에 비해 정신적으로 너무 조숙하다는 점이다.아이들이 이야기하는 걸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성인들이 대화한다고 착각할 정도다. 입에 비속어를 달고 사는 건 일상이며 서로를 비하하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내뱉는다. 담임 선생님들도 아이들의 행동이 너무 심한 나머지 그냥 내버려 경우가 다반사다
베리타스
박성호 기자
2022.10.1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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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창덕궁-종묘 관통 도로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녹지로 복원하는 사업이 12년의 공사 기간을 거쳐 완료됐다. 율곡로는 일제강점기 1932년에 ‘시구개수 제6호선’이라는 이름으로 종묘와 창덕궁 사이에 건설된 도로이다. ‘일제가 갈라놓은 창경궁-종묘 90년 만에 연결.’ 미디어와 서울시는 앞다투어 이 복원의 성과를 칭송했다. 창덕궁과 종묘가 조선왕조의 상징적인 장소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율곡로 복원이 일제가 단절시킨 ‘민족정기’를 회복시켰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 서울시는 공사의 이유를 ‘풍수단맥설’로 들었다. 우리의 사고체계
베리타스
최윤상 기자
2022.09.2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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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셰익스피어의 희곡 『헨리 4세』에 나온 명대사다. 기자는 어릴 때부터 이 대사를 정말 좋아했다. 누구나 원하는 명예 뒤에는 그만큼 헌신과 노력이 숨겨져 있음을 내포하는 구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대사를 좋아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자리가 주는 무게를 느껴보지 못하고 단순히 상상에 그쳤기 때문인 것 같다.처음 신문사에 입사하고 수습 과정을 거쳤을 땐 신문사 생활이 그렇게 어렵고 힘들지 않았다. 가져오는 아이템 수도 하나면 되고, 회의에서 발언하는 횟수도 적고, 조판 날 가장 늦게 와서 제
베리타스
박성호 기자
2022.09.1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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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개성이 중요한 시대라고들 한다. 기자는 최근 이러한 유행이 달갑지 않게 느껴졌다. 자신만을 과하게 소중히 여기고 타인을 경시하는 경우를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는 개성을 넘은 ‘자의식 과잉’ 수준이다. 이번 방학 동안 스터디와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며 많은 사람을 만났다. 오로지 학생, 그것도 갓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로의 포지션만 누렸던 지난해와 달리 다양한 포지션에서 사람들을 대했다. 2학년 학생으로서, 1학년 후배를 돕는 선배로서, 선배와 함께하는 후배로서, 신문사에서는 사회부장으로서 방학을 보냈다. 사람들과 협업하다 보면
베리타스
정시연 기자
2022.09.0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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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말 끝이다. 아득하기만 했던 시간이 지나가고 마지막 호가 다가왔다. 22번의 발행, 내가 만난 약 60명의 인터뷰이, 숱한 인터뷰 시도.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일을 겪었다. 평생 접해보지 않을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무척이나 재미있고 감동적인 일이다. 지금에야 웃으며 지난날을 회고하지만 한때 기자는 신문사를 그만두고 싶던 적이 있었다. 서면으로 받은 인터뷰 내용을 옮겨적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무렵, 설레는 첫 대면인터뷰를 마쳤을 때다. 기사의 취지와 맞지 않는 내용으로 결국 인터뷰를 싣지 못했다. 여
베리타스
유은수 기자
2022.06.0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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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계엄군들도 또 다른 의미의 피해자’. 지난 19일 SBS 인기 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의 5·18민주화운동 편에 등장한 자막이다. 하지만 한강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5·18에는 특별히 잔인하거나 다소 소극적인 군인만 있었을 뿐이다. 시민을 보호한 정의로운 군인은 없었다. 이러한 계엄군을 세뇌당한 피해자라 할 수 있는 오만함은 어디에서 오는가. 시민을 직접 쏴 죽이고, 죽임에 가담하고, 방관했던 행동들을 세뇌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피해자들은 고문당하고, 가족의 죽음을 목격하고,
베리타스
오유빈 기자
2022.05.2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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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본 전공은 도시사회학이다. 그리고 지난 학기부터 철학과를 복수전공 중이다. 사회학과 철학을 전공한다니. 흔히들 취업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두 과에 제 발로 뛰어든 것이다. 그러나 이번 학기 이라는 1학년 전공필수 과목을 수강하며 ‘내가 이래서 철학과를 선택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매주 진행되는 수업에서 정해진 답은 없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한 끝없는 질문과 답을 찾고자 하는 학생들의 생각으로 3시간의 수업이 채워진다. 신, 죽음, 동물, 평등, 정치, 자유 등 정말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수업이 끝나고 나면 궁금증을
베리타스
김은정 기자
2022.05.1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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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오미크론에 이은 신종 변이바이러스 등장”. 아침에 뜬 뉴스를 보고 머리가 지끈거려왔다.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라니. 주변에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람이 없으면 친구가 없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돌 만큼 최근 오미크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상생활을 안 할 수는 없었다. 결국 기자도 오미크론에 감염됐다. 단순 목감기일 뿐이라는 지인들의 말과 달리 무척이나 힘든 격리 기간을 보냈다. 백신을 3차까지 맞은 것이 무색할 정도로 목이 부어올랐고 코 내부와 목이 헐어 숨쉬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
베리타스
유은수 기자
2022.04.1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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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기자로 일하며 가장 먼저 배운 건 계획의 중요성이다. 서울시립대신문은 2주에 한 번 발행되지만 기자들은 14일을 꼬박 채워 아이템 선정, 회의, 인터뷰, 기사 작성에 매달린다. 동시에 학업과 개인적인 일들을 처리해야 함은 물론이다. 시험 기간이 되면 쉬어가는 신문사 일정을 두고 기자들끼리 우스갯소리로 ‘휴가’를 받았다고 할 정도니 업무의 강도가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사실 기자는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이라는 신조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먼 미래와 더불어 당장 닥쳐올 내일의 일정을 계획하는 것조차 쓸모없다고 생각하곤
베리타스
오유빈 기자
2022.03.2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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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불편러’란 ‘매사 예민하고 별것도 아닌 일에 여론을 형성해 논쟁을 부추기는 유난스러운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다. 기자는 프로불편러라 불리는 기자가 되고 싶다. 학내 사안을 중점으로 다루는 보도부 기자가 된 후, 눈에 들어오는 학교의 문제가 한둘이 아니었다. 기자가 쓴 시설청소원의 휴게 공간 문제, 학생회비 횡령이나 오용 문제, 학생 자치기구 투표율 미달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기자가 아니었다면 관심조차 두지 않고 지나갔을 사건들이다. 하지만 기자라는 명분 덕분에 당사자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그 이야기들을 학우들에게
베리타스
김은정 기자
2022.03.1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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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서, 직장인들이 항상 가슴 속에 품고 다닌다는 해방의 증표. 요즘은 ‘인생’에 사직서를 내고 어디론가 홀연히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언제부터인가 ‘베리타스’는 기자들의 푸념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신문 발행 과정이 쉽지 않고 의미 있는 글을 써야겠다 다짐하면서도 맡은 기사에 신경을 쓰다보면 베리타스 내용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자 역시 마감을 앞두고 어떤 주제로 글을 쓸까 고민하다 요즘 하고 있는 생각을 적어보기로 했다. 최근 기자는 ‘선택과 책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기회가 있었다. 무엇인가를 선택하
베리타스
유은수 기자
2022.03.0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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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신문이 또 한번 종강호를 맞이했다. 신문사에서 보내는 기자의 마지막 학기도 끝이 났다는 의미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취재를 하고 기사를 작성했지만 지금까지도 기자에게 기사 작성은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신문사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기사를 작성하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기자와 기사 사이의 거리감을 재는 일이었다. 기자는 기사를 쓰기 위해 사건의 경위와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직접 발로 뛰며 찾아다니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자신이
베리타스
김유경 기자
2021.12.0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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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문에는 각 지면 부장들이 퇴임 소감을 적을 코너가 없다. 이번 베리타스가 ‘마지막’일 것 같아 소회로 포장한 넋두리를 하고자 한다. 20학번인 기자는 입학 후 처음 한 활동이 신문사 지원이었다. 기자에 관심이 있었고 전문적으로 일하고 싶어 선택했다. 면접과 필기시험이 있었지만 운 좋게 입사해 수습기자를 거쳐 보도부 정기자가 됐고 이번 학기에는 보도부장으로 일했다. 학기 수로 계산하면 4학기 동안 활동했다. 4학기를 긴 시간이라 할 수 없고 실력이 여전히 부족해 부끄럽지만 현재 신문사 내 기자들 중에는 베테랑이다. 마지막을 앞
베리타스
김정익 기자
2021.11.2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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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라는 말이 있다. 기자는 이 말이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정말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사람들은 각자 저마다의 일로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바쁘게 보낸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왠지 시간 낭비를 하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들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저만치 앞서가는 동안 혼자 뒤처지고 있다는 기분에 불안해지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바쁜 사람들이 이끌어 가는 사회는 빠른 속도로 변한다.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떤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속도 역시 빨라졌다. 매일매일 새로운 사건이 발
베리타스
김유경 기자
2021.11.0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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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핵심 역할 중 하나는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다. 잘못된 점이 있다면 기사로 꼬집어 시민들에게 알리고 바로잡도록 인도하는 것이 기자들에게 주어진 사명이다.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일명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증거가 담긴 태블릿을 입수해 보도한 JTBC의 사례가 바로 정부의 오점을 폭로해 국정을 바로 세운 대표적 사례다. 떳떳하지 못한 권력자들이 언론을 탄압하는 이유도 언론이 가진 힘이 두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기자들은 늘 권력층의 활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한다. 대학신문도 마찬가지다. 학생자치기구인
베리타스
채효림 기자
2021.10.12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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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사르트르는 ‘인생은 B(Birth·탄생)와 D(Death·죽음)사이의 C(Choice·선택)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인간은 태어나 죽기까지 끊임없이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기자 역시 지금까지 많은 선택을 했다. 그렇다면 선택의 기로에서는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그때는 판단기준이 있어야 할 것이다. 기자의 판단기준이자 좌우명은 ‘후회하지 말자’다.선택의 기로에서 선택의 결과를 알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그저 후회가 남지 않을 선택을 해야 할 뿐이다. 긴 시간의 대입 준비도 이러한 좌우명을 따른 선택이었고 이 좌우명을 따
베리타스
김정익 기자
2021.09.2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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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놀다가 밤늦게 집으로 가는 지하철 막차에 오르고 나서야 핸드폰에 쌓여 있던 카카오톡 알림을 확인했던 적이 있다. 메시지의 내용은 다양했다. 기사 취재에 문제가 생겼다며, 또 취재에 대해 질문이 있다며 기자를 찾는 후배 기자들의 메시지와 집에 몇 시쯤 도착할 것 같으냐고 묻는 엄마의 메시지, 소소한 잡담을 보내온 친구의 메시지까지. 하나씩 빠르게 답장을 하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깨달았다. 메시지마다 기자를 부르는 호칭이 전부 다르다는 것이었다. 기자는 후배 기자들에게 ‘부장님’, ‘선배님’, ‘기자님’이었다. 엄마에게는 ‘우
베리타스
김유경 기자
2021.09.1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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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학번인 기자는 입학 후 대면수업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이번 2학기가 4번째 학기지만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듣다 보니 ‘대학 수업’을 들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발전하고 앞으로 나아간다기보다는 계속 멈춰있다는 느낌이 든다. 지난해 2학기 보도부 정기자가 되면서 ‘리포터 다이어리’로 정상적인 대학생활을 기다린다는 글을 썼었다(▶참고기사: 제746호 11면 「‘정상’적인 대학생활을 기다리다」). 약 1년 전과 지금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슬프다. 지난해 1학기와 마찬가지로 조판을 제외한 발행 업무인 아이템 회의
베리타스
김정익 기자
2021.09.0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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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신문사를 떠날 때가 되었을 정도로 연차가 쌓였다. 이번 호 베리타스에서는 지난 기억을 되짚으며 글을 써보고자 한다.대학에 입학하고 막연히 ‘진취적인 무언가를 해보자’라는 꿈은 가지고 있었지만 무엇을 해야할지 잘 몰랐다. 그러던 중 동아리 선배를 통해 알게 된 신문사에 입사하게 됐다. 일주일에 몇 번씩 있는 회의와 취재에 지칠 때도 있었다. 언론 분야와 전혀 다른 꿈을 가지고 있어서 처음 신문사 생활을 시작했을 땐 ‘해보고 싶긴 하지만 이게 내 진로에 도움이 되긴 할까’라는 막연한 고민을 했다. 시간 낭비를 하는 것이 아닐까 하
베리타스
이은정 기자
2021.06.08 1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