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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업계와 책 좀 읽는다는 독자들에게 서점의 위기 원인을 물어보면 단연 ‘도서정가제’를 꼽을 것이다. 서점들의 가격 경쟁 완화와 작가의 수익을 보장하자는 의미로 생긴 도서정가제는 2003년 2월부터 약 6번의 개정과 함께 계속됐다. 지금은 이에 반대하는 영세서점들과 작가들의 목소리가 높지만, 과거에는 아니었다. 1960년대의 대한민국의 도서판매업계에는 도매, 소매상 대신 월부와 외판원이 등장했다. 동대문을 중심으로는 대량으로 책을 싸게 판매해버리는 덤핑시장이 나타나며 결국 기존 서점들은 가격 경쟁에서 밀려나 줄도산이 이어졌다. 19
사설
서울시립대신문
2023.08.3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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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자유를 빼앗기는 상황은 싫어한다. 그 자유의 박탈이 강제적이라면 더더욱 싫어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대부분 남성은 이러한 상황을 한번 마주한다. 바로 입대다. 생각해보면 군대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지 않을 구석이 많다. 누군가에겐 새로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장소기도 하며,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군대가 군인들에 행하는 것들을 생각한다면 군대가 좋을 수 있는 여지조차 없어진다. 그것이 장교든, 병사든, 부사관이든, 군대는 군인 대부분에게 불합리하게 돌아간다.故채 모 상병을 포함한 동원 부대에 제
사설
서울시립대신문
2023.08.3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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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우리의 얼굴을 가린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 대화라는 이질적인 양상이 보편화됐다. 마주 보고 대화해도 눈밖에 보이지 않는 상황, 직접 마주 보는 것이 아닌 전기 신호로 이뤄진 화면 너머로 말하는 상황 등 코로나19는 우리가 온전히 대화하지 못하게 했다. 이에 우리는 입에 쓰고 있던 마스크를 마음속에서도 쓰게 됐다. 지난해 축제 때도 마찬가지였다. ‘ZERO-100’이라는 야심 찬 표어에 비해 마스크를 쓴 참가자가 여전히 많았다. 축제도 하나의 교류이자 소통이지만, 얼굴을 가린 마스크가 이를 방해했다. 초청 연예인이 직접
사설
서울시립대신문
2023.06.0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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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비는 자유예요!” 해리포터 시리즈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모를 수 없는 대사다. 평생을 말포이 가문 밑에서 일하다 주인공인 해리포터의 도움으로 자유의 몸이 된 도비의 기쁨이 가득 드러나 있다. 이제 도비는 현대사회에서 주어진 업무를 열심히 수행하는, 어쩌면 미련하게도 보이는 일꾼의 대명사로 쓰인다. 열심히 일한 자, 떠나라는 말이 있듯 사람들은 제2의 인생이나 새로운 삶을 위해 떠나며 “도비는 자유예요”라는 말을 외친다. 그러나 최근 문제가 되는 ‘조기퇴사자’는 그들이 정말 열심히 일했다고 단언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사설
서울시립대신문
2023.06.0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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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규칙을 꺼진 신호등처럼 방치한다. 잠든 규칙은 권력이 공격받을 때 선택적으로 호출된다.” 웹툰 ‘송곳’ 속 대형마트 푸르미가 파업을 벌인 비정규직에게 법적 대응을 예고하자 주인공 이수인 과장이 내뱉은 말이다. 강제 해고와 임금체불을 자행한 사측은 침묵하던 규정과 법을 동원해 ‘소비자의 불편’과 ‘자유 경제활동 방해’를 이유로 노동자에게만 정지 신호를 줬다.‘공정과 상식’을 구호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지난 1년은 ‘송곳’ 의 푸르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민과 노동자, 약자에게는 엄정한 정지등이 켜졌다. 형편없는 처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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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신문
2023.05.2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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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광화문 앞 월대 발굴 현장이 공개돼 큰 관심을 모았다. 예상치 못한 발굴도 있었다. 월대 유구 바로 위 전차 선로의 발견이다. 일제강점기 1923년에 설치되고 1966년까지 사용됐던 이 선로를 어떻게 할 것인지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현재는 전차 선로를 철거하고 월대를 복원하는 것으로 정책 방향이 흘러간 분위기다. 특히 과거부터 서울시는 월대를 복원시켜 민족정기를 회복하는 한편 민주주의의 공간인 공화문 광장의 재구조화 사업과 연계해 과거와 현재를 잇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의문이 생긴다. 과연 봉건시대의 상징인 조선
사설
서울시립대신문
2023.05.2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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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바고’ 언론사가 취재원과 협의해 보도 시점을 유예하는 언론계 관행을 지칭하는 단어다. 국가의 이익과 직결된 중요한 사안이나 기업이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할 때 사용된다. 다만 엠바고는 불가피성과 더불어 언론 통제의 성격을 가져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보도 기사 취재에서 취재원에게 종종 “안 쓰면 안 되나요?”, “다음에 쓰세요” 등을 듣기도 한다. 취재원의 여건이 여의찮거나 기사 발행이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을 때는 학보사에서도 일종의 엠바고를 건다. 다만 이는 학보사와 취재원 간 ‘협의’로 이뤄
사설
서울시립대신문
2023.05.0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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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군인 인권에 비해 사회복무요원 인권은 공론의 장에 오르지 못했다. 기사 작성을 위해 취재차 사회복무요원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를 둘러봤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지난 30일 사회복무요원 노동조합(이하 노조) 기자회견 안내 글을 보자 당황스러웠다. 노조를 응원하는 댓글도 많았지만 ‘일요일이면 병무청도 쉬는데 앞에 난리 떨어봐라’와 ‘응~ 나는 소집해제 했어’ 등 노조를 조롱하는 댓글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며 싸워가는 노조원을 도리어 욕하는 반응이 당황스러웠다.하지만 기자회견
사설
서울시립대신문
2023.05.0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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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은 연금 개혁을 노동, 교육과 함께 미래세대의 운명이 달린 3대 개혁으로 규정했다. 복지부 산하 재정계산위원회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산정해 오는 10월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을 변경하려면 국민연금법을 개정해야 하므로 다음해 4월 총선 전까지 국회에 공을 넘기려는 것이다.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개혁’의 실체가 드러난다. 지난달 7일 보건복지부는 기습적으로 국민연금 기금의 운용을 결정하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탁위) 개편안을 통과시켰다. 개편안은 경영계와 노동계, 시민단체가 각각 2명씩
사설
서울시립대신문
2023.04.1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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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해에도 어김없이 봄이 왔다. 자연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증거인 계절의 변화, 그 중에서도 만물이 생동하는 봄은 자연이 가장 돋보이는 계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봄은 자연보다는 인간중심적 관점으로 대해지고 소비되는 듯하다.이번 봄에는 봄꽃들이 유독 한꺼번에 개화하며 기후 문제의 심각성이 제기됐다. 4월 초 기자가 사진 촬영을 위해 방문한 서울숲, 창덕궁과 덕수궁 등에서 이미 만개한 봄꽃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그러나 꿀벌과 나비 등 꽃 주변을 맴돌아야 할 생명체는 단 하나도 보지 못했다. 실제로 지난달 기후 변화에 관한 정
사설
서울시립대신문
2023.04.1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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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이번해 제9차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 회의가 진행됐다. 회의 과정과 결과는 총학생회 인스타그램 계정에 카드뉴스로 요약돼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총학 현황 보고, 총학 국별 업무 보고, 단위별 현황 보고, 논의 및 심의 안건만 정리됐다. 안건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이나 보고에 대한 상호 평가 내용은 알 수 없었다. 방학 중에 열린 회의 6회는 카드뉴스로도 공유되지 않았다. 김범진 총학생회장은 “중앙운영위원회칙은 중운위 전체 구성원에 대한 결과보고만 명시하고 있어 전체 학우에게 보고할 의무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설
서울시립대신문
2023.03.2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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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한 복수를 소재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큰 인기를 끄는 와중에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정순신의 아들의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뒤늦게 세상에 밝혀졌다. 특히 강제전학 처분을 받았음에도 사법 권력을 등에 업은 가해자가 일말의 제재 없이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모습은 국민적 공분을 샀다.정부도 심각성을 인식해 교육부 이주호 장관은 입시전형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학생부 징계처분 기록 보존 기간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놀라운 사실은 같은 내용을 담은 학교폭력 대책이 지난 2012년에 발표됐다는 점이다.
사설
서울시립대신문
2023.03.2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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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대법원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사건에 대해 배상 확정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지난 7일 정부는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입장문을 발표하며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일본 피고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이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으나 정부는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배상금을 대납하는 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재원은 일본 피고 기업을 제외한 국내 민간의 자발적 기여를 통해 마련된다. 한편 지난달 7일 한국 법원은 베트남 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피해자 응우옌티탄 씨가 제기한 소송에서 그의 손을 들었
사설
서울시립대신문
2023.03.1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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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악순환이 반복되는데 왜 개선을 안 하는지 모르겠다”, “국민신문고를 이용해봅시다” 융전 빅데이터분석학(이하 빅데이터) 전공생이 모여있는 오픈채팅방에 부족한 전공수강 인원으로 제때 졸업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울분 섞인 외침이 가득했다. 학생들의 민원에 융전 담당자와 커리큘럼 담당 교수 모두 “빅데이터 전공의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강의수강 인원과 분반을 늘리고, 장기적인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통섭전공 중 빅데이터 전공의 수요가 압도적이라는 사실은 학내 구성원 중 모르는 사람이 없다.
사설
서울시립대신문
2023.03.1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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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열린 우리대학 예산삭감에 관한 토론회는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 의해 마련되고 진행됐다. 참석자부터 주관까지, 대부분 민주당에 속하거나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불참했다. 때문에 토론회는 ‘서울시립대’보다 ‘민주당’으로 알려졌다. 총학생회는 정치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며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아 경희대와 한국외대 총학은 있는데 정작 우리대학 총학은 없는 광경이 벌어졌다.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학생들은 토론회 참여자 대부분이 민주당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제1야당이 우리대학 사안에 관해
사설
서울시립대신문
2023.03.0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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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김현기 의장의 발언으로 촉발된 ‘반값등록금’ 폐지 요구가 시지원금 100억원 삭감으로 이어졌다. 한편 물가인상으로 10년간 이어온 정부의 등록금 인상 억제 정책이 한계를 보였다. 결국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포기하면서까지 교대와 사립대인 동아대가 등록금을 인상하면서 반값등록금의 실험장이었던 우리대학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결과적으로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에서 대학 등록금은 동결됐지만 대학원 등록금은 인상됐다. 하지만 취재를 하며 만난 대학원생들은 “등록금의 앞자리가 바뀌어 무슨 문제가 있는 줄 알았다”며 “학교 측의
사설
서울시립대신문
2023.03.0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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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 멀티캠퍼스인 은평캠퍼스 조성 계획이 또 다시 표류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이전한 녹번동 질병관리본부 부지에 들어서기로 예정된 은평캠퍼스는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 교육·연구 시설이 부족한 서북부의 고민을 상당 부분 해결할 것”이라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말처럼 그의 역점사업이었고 은평구 정치인들의 정치적 목적으로 추진됐다. 우리대학은 은평캠퍼스를 설립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에 따라 은평캠퍼스에 교양교육부를 이전하기로 했지만, 이에 대한 우려도 존재했다. 만약 은평캠퍼스가 완공된다면 재학생 특히 교양교육부 수업을 필
사설
서울시립대신문
2022.12.0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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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김현기 의장의 반값등록금 중단 주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는 꾸준히 반값등록금이 비정상이며 중단을 통해 비정상의 정상화를 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또한 반값등록금 정책은 실패하고 잘못되고 불필요했던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모습이다. 지난달 25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는 “대학생은 고등교육을 받는 학생들로 약자층이 아니다”라는 주장까지 이르렀다. 김 의장은 ‘곤두박질쳤다’, ‘유명무실한’, ‘비정상’, ‘형편없이’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수위 높은 비난을 이어왔다. 그러나 반값등록금 중단은 사실상 불가능
사설
서울시립대신문
2022.12.06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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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가말.’ ‘직접 가서 말하라’의 줄임말로,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서 자주 쓰이는 신조어다. 도서관에서 소음을 유발해 피해를 주는 사람, 담배 냄새를 풍기며 불쾌감을 주는 이들에 대한 불평 글이 올라오면 어김없이 ‘직가말’ 하라는 댓글이 달린다. 그러나 이번 총학생회 공청회를 통해 진정으로 ‘직가말’ 해야 하는 이들이 누구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지난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정기선거출마 선거운동본부의 정책자료집이 공지됐다. 특히 총학생회 선거의 경우 5년 만에 시행되는 경선인 만큼 각 선본의 정책에 대
사설
서울시립대신문
2022.11.2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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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새벽 6시 전화 한 통이 왔다. “할머니가 뉴스 보고 너 거기 갔나 걱정하셔서 전화했다.” 뉴스로 10·29 참사를 접하고 서울에 사는 나를 떠올리신 것 같았다. 희생자의 대부분은 우리 또래인 20대였다. 29에서 30일로 넘어가는 늦은 밤에 일어난 사고라 그들의 부모도 마찬가지로 잠에서 깨고 나서야 사고 소식을 접했을 것이다. 하루아침에 자식을 잃은 마음을 어떻게 다 헤아릴 수 있을까.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일주일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다. 국가애도기간은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인물이 사망하거나 재
사설
서울시립대신문
2022.11.22 15:14